나는 왜 책을 보는가
지인들에게 종종 책을 본격적으로 읽게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아무래도 책을 읽는 행위자체를 스스로 가치를 높게 메기고 있기 때문에 하는 행동인것 같다. 오랫동안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이유는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이미 다른 부분을 통해 충분히 얻고 있다는 섣부른 판단에서 이다. 이 부분이 책을 문학으로의 기능으로 한정을 짓고 있으므로써 생긴 오류였다는건 나중에 깨닫게 됐다. 나는 영화, 만화, 공연들을 통해서 문학적 경험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꼭 책에만 부여되어있는 매체의 특성따위는 그저 사람들이 표면적으로 정의한 가치없는 기준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형식으로든 문학적 가치는 받아들일 수 있고 그것은 소비하는 사람의 가치관과 자세에 달려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의 가지가 많아지면서 문득 나의 어희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전달하는데 뒤쳐지는 건 아니지만 좀 더 풍부하게 의견을 전달하고 자신의 말 자체에 좀 더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졌다. 책을 읽어야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후로 이전에 비해서 많은 책을 읽었지만 내가 원하는 그런 목적은 쉽게 달성되지는 않았다. 이것은 읽는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라 습득과 활용을 통한 훈련이 필요한 부분이였던 것이다. 예상한 것보다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오히려 최초의 목표보다 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라는 부가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은 문학만이 아니다. 새로운 관심분야와 정보를 얻는 데 더 유용하게 작용을 한다. 그럼으로써 독서 행위자체를 통한 자위적 만족감을 얻는 좋은 씨앗이엿다. 지적활동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은 그전에 책을 문학으로 한정 지었을 때 크게 염두해 두지 않은 효과였다. 그래서 문학장르보다는 여러 학문쪽의 책을 많이 선택하게 되었다. 일종의 도전의식이 더욱 자극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책은 나에게 정복욕구를 일으키는 하나의 콘스탄티노플이다. 확실히 벅차긴하다. 전혀 접하지 않았던 학문적 지식을 이해하기는 아무래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어려움이야 말로 가장 자극적인 이유가 되는 것이 아닐까. 계속 이어나가면 언젠가는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책을 도전한다. 또한 책은 무시무시한 소유욕 기폭제이다. 언제나 인터넷서점의 장바구니가 가득 차있다. 가장 좋은 인테리어는 책이다. 책장과 책상에 늘어나는 책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그렇다고 소유욕만 앞세우지는 않는다. 읽을 수 있을 만큼만 사들인다. 이것은 나의 소비기준에 준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책도 어느덧 내가 지향하는 여러 취미 생활들과 같이 내 소비의 한 형태로 잡혀가고 있는 듯하다. 지적 소비와 현물의 소비. 결론적으로 책은 나의 만족과 가치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훌룡한 소비체이다. 그럼으로 나는 책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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